프랜차이즈 시스템의 원론
프랜차이즈 체인 시스템은 현재 우리나라의 유통채널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정부의 유통시장 육성정책도 이 시스템의 연구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며, 이 시스템의 발전을 위한 업무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또 최근까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여러 업종 중 외식프랜차이즈가 다른 업종의 프랜차이즈보다 조금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프랜차이즈시스템을 말할 때 흔히 듣는 컨셉트, 메뉴얼, 수퍼바이저, 정보공개서 등의 용어에 대한 풀이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우선 이 시스템의 원론적인 이야기를 살펴보자.
우리는 상인이라는 말을 실상적으로 사용하면서도 그 어원에 대하여는 잘 모르고 있다.
상인이라는 말은 글자그대로 고대 중국의 상나라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과 일본 사람들을 한인, 또는 일인으로 부르는 것과 같다. 옛날 중국의 주 나라가 천하를 통일하였을 때 상이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이나 나라 사람들은 독립심이 강하여 주나라에 굴복하지 않고 강 남북을 이동하고 다니면서 강남과 강북의 상품을 취급하는 장사로 생계를 이어갔는데 이들을 보고 다른 중국인들이 상나라 사람 즉 상인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 상인라는 말에 대하여 이런 장황한 설명을 한 것일까?
그것은 마치 상인이라는 말의 어원을 잘 모르면서 무심코 상인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프랜차이즈에 대한 기본원리나 역사를 잘 모르면서도 이 시스템을 쉽게 입에 올려 말하고 있거나, 이 시스템이 무슨 대단한 마력을 갖고 있고 유통산업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인 것 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을 보아왔기 때문에 그러한 생각이 위험천만한 일이라는 것을 설명하려는 의도에서이다.
그러면 프랜차이즈란 말은 어디에서 유래된 것인가?
프랜차이즈란 말은 일반적으로 권리, 권한, 특권 등의 의미로 사용되고 넓은 의미로는 자유라는 의미로도 사용되는 말이라고 한다.
원래franchising이라는 용어는 프랑스어로서 노예상태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의미이다. 중세기카톨릭의 교황청이 유럽사회를 지배할 당시에 성당이 세금 징수관리에게 부여한 권한으로서 이들이 거두어들인 세금에서 일정액을 자신의 소득으로 삼고 나머지는 교황에게 납부한 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현대적 의미에서 프랜차이즈란 용어는 여러 학자들의 정이가 있으나, 여기서 다시 한번 정리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예컨대 a라는 기업이 획기적인 신제품을 개발하여 그것을 대량으로 판매하기 위하여서는 기존의 도매업자나 소매업자를 통하여 판매하는 방식으로서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할 힘이 없다고 가정하자. 이때 일정지역에 판매기능을 담당하는 점포를 선정하여 자기회사 상품을 판매하도록 하는 동시에 자기의 상표, 상호를 사용할 권리를 주고 상품의 판매방법에 관한 노하우를 제공하며 최종적으로는 효과적인 판매가 이루어지도록 각종의 지도, 원조교육을 실시한다.
이 경우 그 기업은 상품의 판매권과 상표 및 상호 사용권, 판매방법의 노하우와 지도방법을 제공하는 대신에 판매하는 점포로부터 일정한 대가를 받게 된다.
이와 같은 거래방법은 신제품뿐만 아니라 여러 업종의 판매나 서비스 영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 레스토랑 호텔 등이 체인점을 개설하는 경우나 소매업자가 체인점을 전개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비즈니스 형태가 가능하다. 이것이 프랜차이즈 시스템이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프랜차이즈시스템이란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 간의 계약에 의해 본부가 가맹점에게 자기의 상호, 상표 등을 사용하게 하여 동일이미지의 사업을 행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동시에 경영에 관한 지도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계속적으로 가맹자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서 가맹점으로부터 가맹금, 보증금, 로열티 등을 받는 시스템이다. "
따라서 이 시스템의 기본원리에는 본부와 가맹점이 공존공생 해야 한다는 것, 양자 모두가 공존을 위해서는 책임과 의무를 명확하게 이행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 즉 시소놀이기구와 같이 한쪽이 올라가면 반드시 한쪽이 내려가는 원리는 적용될 수 없다. 우리는 이 기본원리를 이 시스템을 연구하는 초기단계부터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이 시스템의 발전역사를 개괄해보자
미국에서 이 시스템이 채택된 것은 남북전쟁이 종료된 1865년경에 어떤 재봉틀 제조회사가 전국에 판매권을 갖는 소매점을 개설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채택되어 유통산업에 큰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은 1900년경이다. 당시 급속히 성장한 자동차 메이커와 석유제조업자가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판매망을 구축하여 판매방법의 통일, 전매권을 인정한 것이 오늘날의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유사하다. 그 후 전형적인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채택된 것은 1902년 어떤 트럭체인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1920~1930년 소프트드링크와 패스트푸드 사업이 이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채택하여 거대산업으로 성장하였다. 따라서 미국의 프랜차이즈 체인시스템은 적어도 8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의 프랜차이즈 역사도 40년이상으로서 최초는 미국의 패스트푸드인 맥도날드와 켄터키프라이드 치킨이 상륙함으로써 시작되었고 이후 이자카야 야끼니쿠덴 라면전문점, 카페 등의 여러 외식분야에 파급되어 성장하였다.
최근 수년전부터 불황에서 회복국면으로 전환된 일본경제 속에서 외식산업 전체는 아직 미미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외식 프랜차이즈산업만은 외식전체의 성장률보다 앞서가고 있다.
일본외식시장의 규모를 살펴보면 1999년 29조엔을 정점으로 2005년에는 24조엔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외식프랜차이즈 시장규모는 2002년도를 기준으로 2005년도에 12.5% 2006년도는 불황속에서도 체인 수, 점포수, 매상고 모두가 신장하고 있는 추세다, 2005년도 일본 전체 프랜차이즈의 성장은 전년도 대비 103.8%인데 비해 외식프랜차이즈의 신장률을 105.7%로서 타산업에 비해 성장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05년도는 광우병 파동 등으로 전체 외식시장이 좋은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외식프랜차이즈가 높은 성장을 보인 것은 외외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것은 새로운 외식프랜차이즈 업체가 25개사 증가한 것이 중요한 요인의 하나가 된다. 즉 일본의 외식프랜차이즈는 기존 대기업중심의 신장보다는 새로운 개념의 특성을 가진 신흥 외식프랜차이즈가 나타남으로써 성장하였다. 예를 들면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향토요리전문점이 그것이다. 그들은 이를 지산지소 레스토랑이라고 부른다.
외식프랜차이즈를 공부하면서 유의해야 할 것은 미국이나 일본의 프랜차이즈산업은 적어도 40년~80년의 장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과 그 장구한 기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성장해 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1979년 일본에서 도입된 롯데리아가 최초로 프랜차이즈체인전개를 시작 하였으며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체인이 소개되고 일반에게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1988년도 서울올림픽을 전후한 기간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우리의 외식프랜차이즈 역사는 길어야 20년 미만이다. 그리고 대부분 외국에서 도입된 패스트푸드나 패밀리레스토랑이 프랜차이즈 업계를 선도하여왔고 국내에서 이들 시스템을 모방하거나 원용하여 개발된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도 있으나, 그 중 1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은 수개 회사에 불과하다. 이것은 한마디로 말해 많은 프랜차이즈기업의 창업역사가 극히 짧기 때문에 프랜차이즈시스템에 관한 충분한 기술축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다음 시스템의 변화와 함께 프랜차이즈 사업의 변화내용을 정리해보자.
위의 미국의 프랜차이즈 발전역사에서 간단히 설명했지만, 전통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의 형태는 상품 및 상표제공형이다. 미국의 경우 자동차트럭 판매회사, 오일 스탠드, 청량음료 메이커들이 전국에 걸쳐 체인판매점포에 자기 상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자기회사의 제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권한을 준 것이 프랜차이즈의 전형적인 예이다. 이 상품, 상호 제공형 프랜차이즈는 메이커의 유통채널 확대전략으로서 프랜차이즈 시스템 보급에는 크게 기여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 후 성장의 둔화되고 메이커 중심으로 사업이 이루어짐으로써 고객의 need와 want를 파악하고 세밀하게 분석하는데 실패하여 산업화사회의 소멸과 함께 크게 그 사업영역이 약화되었다.
그다음 나타난 프랜차이즈사업의 형태는 경영방식제공형 프랜차이징이다.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군에서 제대한 많은 젊은이들의 취업난이 계쏙되고 외식서비스업이 확대 발전되면서 종래의 상품제공형에서 프랜차이즈사업을 패키지화하여 이들에게 독립하여 생업으로 외식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필요에 의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즉 브랜드, 시스템, 노하우를 패키지화하여 이것이 하나의 비즈니스가 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우리나라 외식서비스업계에서 성행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사업은 대부분이 이 경영방식 제공형 프랜차이즈이다.
그다음 1970년대부터 새롭게 나타난 것이 조직전환형 프랜차이징이다.
이는 독립한 개인사업자와 소규모 프랜차이즈 본부가 성장이 불안하고 생존이 어려운 시장여건에서 대기업 프랜차이즈 조직의 산하에 가맹하여 사업을 계속하는 형태이다. 소규모 패스트푸드가 대기업에 흡수합병되는 경우와 지방소재 호텔이나 소규모 호텔 등이 대형 호텔의 체인이 되어 그 브랜드 명성을 이용하고 경영기법을 배워 영업을 계속하는 사례가 여기에 속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 단계의 프랜차이즈 사업이 활성화된 상황은 아니나, 향후 충분히 그 도래를 예상할 수 있음으로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학계나 체인본부는 물론 정부당국자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의 시스템은 낡은 것이며 산업화사회의 형태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은 정보화시대이다. 정보화시대는 그 나름대로 여러 가지 특성이 있지만, 말 그대로 많은 산업정보가 너무나 신속하게 전달되고 정보전달 범위도 국경 없이 넓어졌다. 소위 세계화시대라는 말로 요약된다.
이는 기업이 개발한 신제품의 기술이나 노하우의 보유기간이 정보전달의 신속화에 의해 극히 짧아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른 말로 예를 들면 전에는 신제품을 개발하면 그 신제품을 개발한 회사에서 다른 기업에서 따라오기 전에 일정기간 이를 활용하여 매출의 확대나 이익의 증대를 기도할 수 있었으나. 오늘날은 정보의 신속한 전파에 의해 미국에서 아침에 출시된 신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에 알려지고 그 내용도 분석됨으로써 유사제품이나 유사기업의 탄생을 바로 가능케 한다. 이 정보화사회가 진행됨으로써 기업 간 경쟁은 심화되고 기업이 개발한 노하우나 서비스, 신상품 등의 자산가치 보유기간이 극히 단축되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80년대에 우리나라에 도입도니 페스트푸드는 아직도 도입당시의 시스템과 큰 차이가 없이 운영되고 있다. 햄버거 체인을 예로 들면 도입당시의 시스템이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다.
선행생산 , 셀프서비스, 단품 중심의 패스트푸드 시스템이 현실에 적합한지는 더 연 구해보아야 하겠지만, 10대인구의 출생률이 급격하게 저하되고 있고 다른 우수 메뉴를 제공하고 있는 업태가 속속 나타나고 있는 외식시장에서 계속해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는 음식이 왜 맛이 있는가?
그것은 정성을 다하여 조리한 뒤 식사하기 바로 직전에 따끈한 상태로 식탁에 올려놓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도 패스트푸드의 시스템은 손님의 흐름을 보아가면서 제품을 선행생산하고 있다. 즉 조리하여 최소한 몇 분이 자났거나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이루어지든 산업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통할 수 있었을지 모르나, 개성을 중시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오늘의 소비자들에게 통할 수 업을 것이다. 물론 일부 패스트푸드가 광우병이나 ai파동 등의 경제외적 요인에 의해 어려운 국면에 처해진 점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이들 점포가 채택하고 있는 이 선행생산 시스템이 아직도 변화되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가 될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외식시장에서 fresh 햄버거나 고객의 주문을 받은 후에 조리하고 조리완료와 동시에 고객에겢 ㅔ공하는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는 업체는 그런대로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 제공시간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신선한 맛을 추구하는 고객의 욕구를 잘 수용한 예가 될 것이다.
또 하나 이 선행생산 시스템의 실패작이 한때 성업 중이었던 뷔페레스토랑이다. 뷔페라스토랑의 음식은 대부분 조리 후 1시간이 지나면 미세한 반응이 일어나 미감이 감소된다. 배불리 먹어야 했던 시대에는 그 식사방법이 통하였겠지만, 지금은 미감이 떨어지는 메뉴로는 고객에게 어필할 수 없다. 이런 예에서 보듯이 패스트푸드의 선행생산 시스템은 지금의 외식 시장에서는 통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또 셀프서비스를 고집하는 것도 절대고객이 축소되는 현대 외식시장에서 문제가 될 것이다. 물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비록 패스트푸드만은 아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외면한 것이 우리 외식프랜차이즈 기업이 어려운 여건에 처해진 제1의 요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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